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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신차 보안-품평회 패널을 인터넷으로 모집한다고?

신차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국산차 뿐 아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 신차가 출시되기도 전에 신차 관련 정보들이 속속 새나가고 있다. 심지어 경쟁사 직원이 신차출시 이전에 직접 실차를 만나보는 일까지 생긴다. 바로 자동차 품평회의 문제 때문이다.
자동차 품평회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최고의 보안 속에 진행되야 할 자동차 품평회 정보가 인터넷에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신차 품평회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은 주부모니터닷컴. 각종 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리서치회사의 담당자들이 조사 대상자들을 섭외, 연락, 모집하는 창구다. 자동차 뿐 아니라 식품, 전자제품, 보험, 화장품, 홈쇼핑 등의 관련 업계에서 다양한 주제로 모니터 활동을 중계하는 곳이다. 조사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패널을 모집하는데 유용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사이트다.
바로 이곳에서 자동차 조사, 품평회 관련 정보들이 노출되고 있다. 자동차 이외의 다른 업종에서는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신차 관련 품평회는 그 자체가 최고의 보안사항으로 극히 제한된 관계자들만이 알아야 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주부모니터 사이트에는 신차 품평회에 참가할 패널들을 구한다는 내용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지난 8월 9일 외국계 조사업체에서 올렸던 내용을 보자.
‘자동차 품평회 안내’라는 제목으로 조사장소와 시간을 알려주는 약도를 첨부파일로 붙이고,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자동차 품평회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000000000리서치에서 자동차 품평회 참석자를 모집 합니다. 당사는 사회여론 및 마케팅 조사 전문기관으로서 …..중략… 국내외적 경쟁력을 갖춘 리서치기관입니다.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자동차 품평회가 진행 되는데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참석자 모집 메일을 보내드립니다.”
이 공지는 “자동차 품평회란 자동차를 생산하는 국내 브랜드 회사에서 리서치 기관인 저희 회사에 의뢰를 하여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가 출시 되기 전 소비자들이 평가를 해보고 반응이 어떠한지를 알아보는 조사”라고 상세한 안내까지 덧붙였다.
참석 대상은 만20~49세 남여로 운전 경력 1년 이상, 본인 명의 또는 배우자 명의 차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제한했다. 이 조사는 9월8일부터 10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됐다.
‘주부모니터’ 사이트는 최근 게시판 정리를 통해 과거의 패널 모집 관련 내용을 볼 수 없게 했지만 해당 주소를 치면 내용을 볼 수 있다.
지금도 이 사이트에는 SUV 관련 좌담회, 40대 운전자 급구 등 자동차 관련 조사를 위한 패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다.
‘주부모니터’를 통한 것은 아니지만 급하게 패널을 모집하다보니 경쟁사 직원이 고객을 가장해 신차 품평회에 다녀오기도 한다. 국산차 업체의 SUV 고객품평회에 다른 업체의 홍보실 직원이 다녀온 사실도 있다. 수입차 소유자를 대상으로 했던 이 품평회에 리스사의 수입차 등록증을 복사해 들고가 품평회에 참석한 것. 출시때까지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지는 신차 발표 업무가 무의미해 지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기자가 품평회에 참가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한 국내 업체의 중형 세단의 사전 품평회에 고객을 가장해 한 언론사의 기자가 입장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참가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자임이 들통나 쫓겨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품평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은 조사업체들이 많은 패널들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령, 경제력, 거주지역, 보유차종 등의 다양한 조건에 맞춰 일정 수 이상의 패널들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손쉽게 패널들을 확보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모집 공고를 내고 이 때문에 신차 정보가 새 나가는 역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억지로 패널들을 모집하느라 안하느니만 못한 품평회가 돼버리는 것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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