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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새로 생기는 것들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에 있던 것을 없애고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놓는다. 어쩌면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시간이 그런 변화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10년전, 50년전, 100년전을 돌아보면 지금과 다른 게 너무 많다.

변화의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서 최근 5년간의 변화가 과거 50년의 변화를 뛰어 넘을 정도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자동차에 내비게이션은 호화스러운 옵션품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자동차에 달려있는 필수품이 됐다. 내비게이션은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대로 달지 않으면 차 팔기 힘든 곳이 바로 일본이다. 내로라하는 브랜드 중에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현지화 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현지 판매에 나서지 못하는 차종이 있을 정도다.

내비게이션도 차원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지도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내장해 두고 현재 좌표를 읽어 지도에 표시하는 시스템에서 실시간 정보를 처리하며 막힌 곳을 피해 안내하는 정도에 까지 이르고 있다. 분명 과거엔 없던 장치들이다. 앞으로 당분간 내비게이션과 텔레매틱스의 변화는 자동차에서 가장 빠르고 화려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안테나가 사라진 자리에는 윈도 안테나가 새로 자리잡고 있다. 유리창에 안테나가 내장돼 있는 것. 엄밀하게 말하면 유리 표면에 얇은 막을 그려 넣어 안테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다.

차에 새로 생기는 것 중 하나는 카메라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을 대신한다. 볼 수 없는 곳을 보여줘 장애물을 피하거나, 부딪히지 않게 해주는 소임을 맡는다. 카메라는 주차보조장치로도 유용하다. 뒷번호판 어디쯤 소형카메라는 설치해 놓고 주차를 위해 후진할 때 차의 뒷 부분을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다. 후진 할 때 운전자는 고개를 돌려 뒤를 보는 게 아니라 대시보드의 모니터를 보면 된다. 주차하기 어려워하는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되는 장치다.

요즘에는 카메라가 사이드 미러에도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발표한 한 수입차는 사이드미러에 카메라를 내장했다. 운전자가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있거나 장애물이 있을 때 경보음을 내준다. 카메라라면 영상으로 보여줘야 하는 데 아직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경보음을 내주는 정도에 그쳤다. 카메라라기 보다 센서에 가깝다. 하지만 카메라가 달린 것을 보면 곧 영상까지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라가 차 앞을 비추면 또 다른 기능을 한다. 바로 차선이탈 경보장치다. 차가 일정 속도 이상으로 빨리 달릴 때 차선을 넘어서는 순간 경고음을 내 운전자의 주의를 촉구하는 장치다. 이 장치는 졸음운전을 막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버스나 트럭 등 대형차에 많이 장착되는데 점차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을 보는 카메라를 이용한 또 다른 장치가 최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바로 자동차용 블랙박스다. 아직 양산차에 적용되는 단계는 아니고 출고 후 추가로 장착해야 하는 단계지만 매우 유용한 장치다. 이는 카메라와 저장장치로 구성된다. 카메라는 차의 진행 방향 즉 앞을 보면서 계속 녹화를 한다. 5분이나 10분 단위로 녹화를 반복하다가 차에 일정 정도 이상의 충격이 오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앞뒤로 일정 시간의 녹화 분을 저장 장치에 저장한다. 그러면 전방에서 벌어진 충돌 사고 현장을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다. 만일 뒤에서 추돌해 차가 흔들리기만하고 영상으로는 아무런 기록이 남지 않아도 차의 흔들림을 분석해 사고 발생 순간을 재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얻게 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카메라의 힘이다.

핸들에도 참 많은 장치들이 더해진다. 경적 하나만 있는 핸들을 찾기는 어렵다. 오디오 소리를 조절하고 채널을 바꾸고 핸즈프리를 조작하고 등등 핸들을 잡은 채로 조절하는 장치들이 많아졌다. 그중 하나가 패들 시프트다. 핸들을 잡은 채로 핸들에 있는 버튼을 눌러 변속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왼쪽을 누르면 시프트 다운, 오른쪽을 누르면 시프트 업이 되는 형식도 있고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위를 누르면 업, 아래로 누르면 다운 되는 경우도 있다. 마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것처럼 운전이 재미있어 진다.

‘패들 시프트’ 는 원래 F1 경주차에서 사용되던 장치다. 순깜짝할 새도 아껴야 하는 게 F1경기다. 손을 뻗어 변속레버를 조작하는 것보다 핸들을 붙잡은 채로 변속하면 훨씬 빠르다. 그래서 F1 경주차에서 변속레버를 핸들로 옮겼고 이런 방식이 그대로 양산차에도 적용되게 된 것이다. 가끔 패들시프트로 변속하면서 달리면 지루하던 운전이 재미있어지고 졸음도 가시고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오종훈 기자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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